〈앵커〉
이렇게 특히 먹을 것들 중심으로 오르는 물가는 생계가 어려운 사람들에게 더 가혹하게 다가옵니다.
장보기가 무섭고 값이 훌쩍 뛴 과일은 아예 엄두도 못 낸다는 이들의 이야기를 임태우 기자가 들어봤습니다.
〈기자〉
소아마비 장애를 가진 기초생활수급자 윤동오 씨.
윤 씨가 저녁거리로 사 온 음식 재료를 살펴봤습니다.
콩나물 1천300원, 김 1천 원, 상추 1천500원어치가 전부입니다.
올해부터 1인 가구 월 생계급여가 9만 원 올라 71만 원이 됐지만, 식재룟값도 껑충 올라 뭐하나 푸짐하게 사본 적이 없습니다.
[윤동오 씨 : 라면 먹고 싶으면 이마트 가서 1천 원 주고 신라면 하나 어쩌다가 한 번 끓여 먹고. 못 사 먹어요, 비싸고. 계란도 못 사 먹고….]
제철 과일들은 장바구니에 담을 엄두도 내지 못합니다.
[윤동오 씨 : 딸기가 1만 5천 원이고, 귤이 뭐 5천 원 했던 게 8천 원이라 하고. 그걸 어떻게 사 먹고 있냐고요. 구경만 하고 그냥 사진만 찍어 갖고 왔어요.]
지속되는 고물가가 저소득층에 더 가혹하다는 건 통계로도 확인됩니다.
지난해 4분기 소득 하위 20%, 1분위 계층의 가계지출이 0.5% 줄었는데, 다른 계층은 모두 늘었습니다.
1분위는 이자나 세금 등 비소비지출이 7.4% 늘어나자, 식비와 의료비 등 소비지출을 1.6% 줄인 겁니다.
장기화된 고물가, 고금리로 서민층부터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는 겁니다.
[김상봉/한성대 경제학 교수 : 물가가 높아지는 것만큼 임금이 오른 게 아니기 때문에 저소득층한테는 굉장히 힘든 시기가 계속되겠죠.]
정부는 농산물 등 생활물가가 당분간 높은 수준을 이어갈 걸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식품물가 상승에 가장 큰 영향을 받는 저소득층을 보다 두텁게 지원하는 방안이 필요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