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74년 역사의 서울 명지 대학교가 문을 닫을 수도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10여 년 전에 무리하게 부동산 사업을 벌이다가 학교 법인이 큰 빚을 졌기 때문인데요.
명지대와 전문대, 초·중·고등학교 까지.
3만 명의 학생들에게 피해가 갈수도 있는 상황입니다.
김문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 2004년 명지학원은 명지대 경기도 용인캠퍼스 안에 최고급 실버타운 개발을 추진했습니다.
전용 골프장까지 만든다고 홍보했지만, 건설 허가도 못 받은, 허위광고였습니다.
결국 실버타운을 지어 수익을 내긴커녕, 분양자 33명에게 192억원을 배상할 처지가 됐습니다.
큰 빚을 지고 파산할 위기에 처하자, 명지학원은 회생절차를 밟겠다고 했지만, 법원은 회생이 어려울 거라고 판단했습니다.
서울회생법원은 지난 8일 명지학원에 대한 회생절차 중단을 결정했습니다.
명지학원이 실버타운 부지 등 수익용 재산을 처분해 빚을 갚겠다고 했지만, 교육부가 재단이 부실해 질 것을 우려해 처분에 반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회생이 끝내 무산돼 명지학원이 파산하면, 명지대학교와 명지전문대는 물론, 초중고까지 5개 학교가 문을 닫게 됩니다.
학생 수는 모두 3만명에 달합니다.
[명지대 대학원생]
"졸업생으로 이제 다른 사람들한테 소개가 될 때 분명히 이제 파산에 대한 부분을 떠올릴텐데, 그 부분에 대해서는 좀 창피함이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학생들은 명지학원 재단이 재학생들을 협상 수단으로 삼고 있다며, 제대로 학교를 살릴 방안을 마련하거나, 건실한 재단에 학교를 넘기라고 요구했습니다.
[엄세빈/명지대 인문캠퍼스 총학생회장]
"명지학원은 학생들의 알 권리 보장을 위해 회생 계획 진행 사항을 낱낱이 공개하라."
명지학원은 측은 교육부와 추가 협의해 법원에 회생계획안을 다시 낸다는 입장이지만, 법원이 결정을 뒤집을지는 불투명합니다.
교육부는 만약 명지대가 폐교되도, 재학생들이 학업을 마칠 수 있도록 당분간 학교을 운영할 수 있게 해 달라고 법원에 요청할 계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