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군부대 파악→경찰 전파→국토부 과태료 부과 시스템, 합참의 방기로 무너져
- 부승찬 “합참과 군은 어떻게 대북전단 위규비행만 파악하지 못하나”
▲ 부승찬 의원(사진제공=부승찬의원실)
더불어민주당 용인시병 부승찬 국회의원은 “대북전단 풍선 관련 임무가 부여된 4개 기관(국토교통부, 통일부, 경찰청, 합참) 가운데 합참만 아무런 실적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라며 “합참의 임무 방기로 휴전선 일대 드론·풍선 불법비행 통제 체계가 완전히 무너졌다”라고 지적했다.
부승찬 의원이 언급한 휴전선 일대 드론·풍선 불법비행 통제 체계는 2020년 7월 합참에서 발간한 「비행승인 안내서」에 나와있다. 안내서에 따르면 군부대는 휴전선 일대 비행금지구역인 ‘P-518’ 공역 내 불법비행 발견 시 경찰에 조사를 의뢰하고, 경찰은 조사결과에 따라 지방항공청(국토교통부)에 과태료 부과 등 행정처분을 의뢰하게끔 되어있다.
합참이 P-518 공역 내 드론·풍선 불법비행 통제를 맡는 근거는 항공안전법 제127조에 있다. 이 조항에 근거해 국토부장관은 국방부장관에게 P-518 공역 내 초경량비행장치 비행승인 등 권한을 위임했고, 국방부장관은 다시 합참의장에게 위임했다.
그런데, 부승찬 의원실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경찰은 2024년 P-518 공역 내 대북전단 위규비행 관련 국방부와 군부대로부터 전달받은 내역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다만, 강원 고성과 화천 소재 군부대는 방제 등 목적의 드론 위규비행 2건을 경찰에 신고했다. 군과 합참이 어떻게 대북전단풍선 위규비행만 파악하지 못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이유다.
군이 경찰에 전파한 적 없으니, 국토교통부의 P-518 공역 내 위규비행 현황 파악에도 차질이 있었다. 부승찬 의원실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4년 국토교통부가 P-518 공역 내 초경량비행체 위규비행으로 부과한 18건의 과태료 가운데 대북전단 관련은 0건이다. 통일부가 파악한 대북전단 북송 11건 모두 위규비행 과태료가 부과되지 않은 것이다.
통일부에 따르면 우리 시민단체의 대북전단 북송은 4월 9일에 있었고, 합참에 따르면 북한은 5월 28부터 22차에 걸쳐 5,500여개의 오물풍선을 부양했다. 합참은 북한의 오물풍선에 대응하여 6월 9일부터 대북확성기 방송을 해오고 있다.
북한의 오물풍선 낙하에 따라 우리 국민 2명이 부상을 입었고, 서울시와 경기도가 파악한 피해규모는 9월 26일 기준으로 72건, 액수로는 3억원을 넘어섰다.
두 번째 부상자가 발생한 9월 23일 이성준 합참 공보실장은 “북한의 쓰레기 풍선으로 인해 우리 국민 안전에 심각한 위해가 발생하거나 선을 넘었다고 판단될 경우 우리 군은 단호한 군사적 조치를 시행할 것입니다”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에 휴전선 일대 대북전단 풍선의 위규비행 통제 임무를 방기하며 위기 고조에 일정한 책임이 있는 합참이 원인과 대책을 내놓지 않고 발언수위만 높이는 건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부승찬 의원은 “합참이 휴전선 일대 위규비행 통제임무를 성실히 했더라면 얼마간이라도 지금의 위기가 완화됐을 것이다”라며 “우리 시민단체가 다시 대북전단 살포를 예고했는데, 합참 그리고 대북전단 풍선 관련 임무가 있는 기관은 우리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두고 적법하고 단호하게 대처해야 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