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산어보’ 특별전 관람객 5만 5천명, 어린이·가족 관람객 증가-
▲영상 콘텐츠와 함께 전시된 『자산어보』 (국립중앙도서관 소장)(사진제공=경기도문화재단)
▶ 기획전시의 인기에 힘입어 어린이 포함 가족 관람객 증가
2024년 상반기 실학박물관(관장 김필국)을 찾은 관람객이 10만 명을 넘어섰다. 지난 7월 28일 기준 실학박물관을 다녀간 관람객 수가 10만 591명으로 집계되었다. 이는 지난해 동월 관람객 수보다 30% 가량 증가한 수치이다. 올해 실학박물관 관람객 수가 큰 폭으로 증가한 데는 진행 중인 기획전시의 관객 동원이 큰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지난 4월 30일 개막한 《그림으로 다시 쓰는 자산어보》는 전시 기간의 절반을 지난 현재 5만 5천 명의 관람객이 방문했다.
특히, 어린이를 포함한 가족 단위의 관람객 증가가 두드러진다. 6월까지의 관람객 통계를 비교하면 어린이 관람객은 전년 동월 2,797명에서 올해 1만 1945명으로 3배 이상 증가된 것으로 파악된다. 퀴즈와 퍼즐게임, 색칠하기 등 다양한 체험활동을 통해 <자산어보>의 집필 과정을 놀이처럼 즐기며 배울 수 있는 전시 구성이 어린이 관람객 증가에 기여한 것으로 분석된다.
또한 이번 특별전에선 발달장애 예술가 39인과 생성형 AI가 각각 '자산어보'에 수록된 해양생물의 설명을 기반으로 그린 그림을 함께 볼 수 있으며, 멀티미디어 체험을 통해 관람객도 그림백과 『자산어보』를 완성해 볼 수 있는 코너가 마련되어 있다. 인간과 인공지능의 창의성 비교는 물론, 관람객 참여로 전시를 완성한다는 점에서 큰 호응을 얻었다.
김필국 실학박물관장은 “실학박물관 인근에 위치한 정약용 유적지와 다산 생태공원에서 역사문화 체험과 멋진 자연경관을 함께 즐길 수 있다는 장점 또한 작용한 것 같다”라며 “앞으로도 누구나 쉽고 재미있게 실학을 이해할 수 있도록 내실 있는 사업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 실학박물관 15년의 역사와 새로운 비전을 담은 전시
▲황리에 진행 중인 ‘그림으로 다시 쓰는 자산어보’ 특별전(사진제공=경기도문화재단)
지난 4월 30일 개막한 실학박물관 특별기획전 《그림으로 다시 쓰는 자산어보》에 호평 속에 성황리에 진행되고 있다. 이번 전시는 정약전의 『자산어보』 집필 과정, 관람객과 예술가가 함께 ‘그림백과 자산어보’를 완성하는 과정을 통해 정약전의 ‘실사구시’ 정신을 이해할 수 있는 체험형 전시이다.
국제박물관협의회(ICOM)는 2022년 박물관 정의를 개정하여 박물관의 접근성과 포용성, 다양성과 지속가능성을 강조했다. 이는 단순히 과거의 유물을 전시하고 보존하는 공간을 넘어, 사회 구성원 모두가 참여하고 소통하며 배우고 성장할 수 있는 공간으로서 박물관의 역할을 새롭게 정의한 것이다. 즉, 기존 박물관 정의에서 한 단계 나아가 '모두를 위한 박물관'을 지향했다.
실학박물관 15주년 기념 특별기획전 《그림으로 다시 쓰는 자산어보》는 이러한 시대 변화의 요구에 부응하고자 실학박물관에서 처음으로 시도한 체험형 전시로, 진열장 너머로 유물을 바라보는 것을 넘어 『자산어보』의 집필 과정을 직접 체험하고 이해하는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관람객들의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이를 입증하듯 4월 30일 개막 이후 현재까지 5만 5천 명이 방문하는 등 연일 관람객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한 관람객은 “유배지에서도 끝까지 연구를 멈추지 않은 정약전을 존경하게 되었다”며 “아이들이 바다생물에 대한 호기심을 즐겁게 해결할 수 있는 유익한 전시”라고 말했다. 강금실 경기도 기후대사, 박석무 다산연구소 이사장 등 저명 인사들도 직접 전시를 관람했다. 전시는 오는 10월 27일까지 이어진다.
▶ 사물에서 사람으로, 차별 없는 관람 경험을 위한 변화
박물관 전시는 단순히 과거 유물을 전시하는 공간을 넘어, 다양한 해석과 경험을 제공하는 문화 공간으로 진화하고 있다. 과거에는 유물 자체를 중심으로 전시를 구성했지만, 오늘날 박물관들은 다양한 전시 방식으로 관람객의 참여와 소통을 유도하고 있다.
《그림으로 다시 쓰는 자산어보》는 실학박물관에서 처음으로 시도되는 관람객 주도형 체험 전시이다. 과거의 '사물' 중심 전시에서 탈피하여 '사람'에 초점을 맞춘 전시 공간 구성 및 디자인을 선보였다. 휠체어 사용자를 위한 물리적 장애물 최소화, 어린이 눈높이 전시보조물 설치, 쉬운 글 설명 및 음성지원 패널 적용, 발달장애인을 위한 컬러 유니버셜 디자인(CUD) 적용 등을 통해 다양한 계층의 관람객 참여를 유도하고 접근성을 높였다. 이러한 실학박물관의 변화는 ‘모두를 위한 박물관'이라는 새로운 가치를 실현하고자 하는 실학박물관의 적극적인 도약을 보여준다는 평을 받고 있다.
▶ 예술가들의 참여: 다양성, 완성도, 사회적 소통
이번 전시는 정약용이 유배지에서 주고받은 편지를 통해 그의 인간적인 면모를 주목한 《동백꽃은 지고 봄은 오고》(2023)를 기획한 김엘리 학예연구사와 독특한 색채 디자인으로 주목 받은 《조선비쥬얼》(2023)의 공간 디자인을 담당한 이성연 학예연구사가 기획했다. 특히, 이번 전시에는 기획 단계부터 여러 분야의 예술가들이 참여하며 전시를 다채롭게 만들었다. 또한, 한젬마 러쉬 코리아 부사장이 아트콜라보디렉터로 참여하여 발달장애 예술가들과 소통하며 작품의 완성도를 더욱 높였다.
피아니스트 조현서(서울 대도초 6) 어린이는 흑산도 사람들을 향한 정약전의 마음을 표현한 전시 주제곡 '자산어보 속으로'를 작곡했다. 지난 2023년부터 실학박물관 홍보대사로 활동해 온 배우 박철민과 정인기는 전시 음성해설 콘텐츠 제작에 참여하여 전시에 생동감을 불어넣었다. 특히 39명의 발달장애 예술가는 『자산어보』에 기술된 해양생물의 설명을 바탕으로 자신만의 상상력과 표현력을 온전히 담은 바다생물 그림을 선보이며 흑산도의 바다를 되살려냈다. 이처럼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예술가들의 참여로 전시의 완성도를 더욱 높였다. 특히, 발달장애 예술가들의 참여는 사회적 소통과 사회적 가치 창출이라는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였다. 예술 작품들을 통해 관람객들은 정약전의 『자산어보』에 대한 새로운 이해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 『자산어보』: 이청을 통해 계승되는 정약전의 실학 정신
▲자산어보 특별전 개막식에서 피아니스트 조현서가 자작곡 자산어보 속으로를 연주하고 있다(사진제공=경기도문화재단)
『자산어보』는 실학자 정약전이 흑산도 유배 중 집필한 해양생물 백과사전으로, 바다생물을 세세하게 관찰하고, 생김새와 특징, 잡는 방법과 이동 경로, 쓰임새, 조리법과 맛 등을 이해하기 쉽게 분류하고 기록했다. 『자산어보』는 정약전과 이청(李晴, 1792~1861)의 공동연구서이다. 이청은 정약전의 동생인 정약용이 유배지인 강진에서 배출한 제자이다. 『자산어보』는 생물의 명칭을 표제어로 제시하고, 그 뒤에 민가에서 흔히 부르는 명칭, 크기, 형태, 색, 외형적 특징, 생태, 맛, 이용법, 어획 시기, 어획 방법, 용도, 섬사람의 경험담(장창대 및 섬의 해녀·해남), 문헌 고증 순서로 기술되어 있는데, 문헌 고증을 이청이 첨부했다. 『자산어보』에 청안(